책추천: 사막의 꽃 와리스 디리 영화 데저트플라워

와리스 디리의 실화를 다룬 사막의 꽃 도서와 이 책을 영화로 만든 데저트플라워를 소개합니다. 와리스 디리는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무려 4000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악습인 여성 할례를 세상에 처음으로 알린 인물입니다. 이 덕택에 2003년 UN에서는 세계 여성 할례 금지의 날을 지정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세상에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 악습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몰래 행해진다 합니다. 만약 와리스 디리가 이를 공론화 하지 않았다면 아프리카에선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더 희생되어야 했을까요. 여성으로서 많은 사람에게 드러내기 힘든 이야기를 용감하게 고백해 여성 할례를 아프리카 밖으로 꺼낸 와리스 디리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도서 사막의 꽃과 동명의 영화 데저트 플라워를 소개합니다.

어린 시절

와리스 디리는 1965년 소말리아 어느 유목민 부족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녀의 부족에겐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여성 할례를 하는 악습이 남아있었습니다. 여성 할례(FGM)는 여성의 순결을 지키고 성욕을 억제시킨다는 목적으로 5~6세의 여자 아이들의 성기 일부를 잘라내고 봉합하는 행위입니다. 무려 4000년 동안이나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 악습은 부족이 모여사는 곳에서 멀리 떨어진 움막에서 돌이나 오래된 칼 등으로 위험하고 비위생적으로 행해집니다. 마취도 안 된 상태에서 몸에 끔찍한 상처를 입은 아이는 보살핌을 받기는 커녕 한동안 그곳에 홀로 방치됩니다.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 그곳에서 혼자 살아남아야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운 좋게 살아남은 아이는 계속 삶을 이어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아이는 고통속에 외롭게 죽음을 맞이합니다.

와리스 디리는 다행히 살아남았습니다. 하지만 13살이 되던 해 또 위기를 맞이합니다. 60살 남자의 네번째 부인이 될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죠. 그녀는 이 결혼이 죽기보다 싫었습니다. 그래서 죽을 각오로 사하라 사막으로 도망칩니다. 그곳은 유목민 조차 위험해서 가지 않는 곳이었으나 그녀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었습니다. 삶에 대한 강력한 의지로 더위와 갈증으로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겨가며 마침내 그녀는 먼 친척이 가정부로 일하고 있던 영국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삶과 과거의 흔적

언어도 문화도 전혀 다른 이곳에서 와리스 디리는 새 삶을 시작합니다. 하루는 맥도날드에서 일을 하던 중 사진작가 테렌스 도노번(Terence Donovan)에게 명함을 받습니다. 처음에는 사기꾼인 줄 알고 신경도 안 썼습니다. 그러다 그가 유명 작가라는 걸 알던 룸메이트의 적극적인 권유로 그를 찾아가고 모델로 데뷔하는 행운을 잡게 됩니다.

모델 커리어는 순탄했습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말못할 고충이 있었습니다. 바로 비자 때문에 해야했던 위장 결혼 생활과 어렸을 때 받은 여성 할례 후유증이 그것이었습니다. 그래도 위장 결혼 생활은 정해진 기간을 유지한 뒤 벗어날 수 있었으나 후유증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성기가 봉합된 상태라 소변을 보는데 30~40분씩 걸리고 생리를 하는 건 더 큰 고역이었습니다. 이를 이상하게 생각한 친구들과의 대화로 그녀는 여성 할례가 아프리카만의 악습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큰 충격을 받습니다.

당장이라도 수술을 하면 후유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데 그게 참 어려웠습니다. 불편하기만 한 이 흔적이 결혼전까지 소중하게 지켜야 하는 전통이라고 어렸을 때 워낙 세뇌가 된 탓이었습니다. 그래도 그녀는 마침내 용기를 내어 병원에 찾아갑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녀와 같은 나라 출신의 남자가 통역을 하러 들어옵니다. 그는 의사의 말을 그대로 통역하는 대신 그녀를 비난하고 악담을 퍼붓습니다. 결국 그녀는 그 자리에서 도망치고야 맙니다. 그의 악담이 그녀의 두려움을 다시 자극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목숨 걸고 사하라 사막을 걸어서 건넌 그녀에게도 깊게 세뇌된 믿음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건 이토록 두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래도 계속 된 친구들의 격려 덕택에 다시 용기를 냈고, 결국엔 그 악습의 흔적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여성 할례를 알리다

어느새 톱모델의 위치에 오른 와리스 디리는 1997년 마리끌레르 잡지 인터뷰에서 자신이 여성 할례 피해자임을 최초로 고백합니다. 이를 통해 아프리카에서만 행해지던 여성 할례가 전 세계에 처음으로 알려지게 됩니다. 이때부터 2003년까지 그녀는 UN의 홍보 대사로 활동하며 이 악습을 뿌리뽑는 데 일조합니다.

현재

1998년 와리스 디리는 첫번째 책 《사막의 꽃》(Desert Flower)을 발표했습니다. 이 책은 국제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동명의 영화(Desert Flower)로도 제작되었습니다. 그 뒤 《사막의 새벽》(Desert Dawn, 2004년), 《사막의 어린이》(Desert Children, 2005년), 《엄마에게 쓰는 편지》(Letter to My Mother, 2007년) 등 여러 편의 자서전을 발표하며 FGM 여성 성기 절제 근절을 위한 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2007년에는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으로부터 레지옹 도뇌르 슈발리에 훈장(Légion d’Honneur Chevalier)을 받았고 2019년에는 선학평화상을 수상했습니다.

이상으로 와리스 디리에 관한 실화를 다룬 책 사막의 꽃, 영화 데저트 플라워 소개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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